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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잡담

코난 엑자일: 군주의 섬 간단 소감

스팀에 올라온 코난 엑자일 신규 DLC의 홍보물. (사진 출처: 스팀)

 지난번에 올린 근황 글의 내용대로 코난 엑자일을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지인 분이 본편을 선물해주셨기 때문에 신규로 나온 DLC와 로마 콘셉트의 아퀼로니아 건축물과 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Jewel of the West Pack만 구매했습니다.

 

 코난 엑자일의 본편과 신규 DLC는 스팀에서 할인 판매 중이며 다이렉트 게임즈에서 더욱 저렴하게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directg.net/game/game_page.html?product_code=50002357

 

코난 엑자일: 군주의 섬 에디션

오픈 월드 생존 게임 `코난 엑자일`의 대규모 확장판인 `군주의 섬`을 소개합니다. 방대한 새 섬을 탐험하고, 거대하고 사악한 새로운 생물을 살육하고, 새 건물과 완전히 새로운 게임 플레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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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규로 나온 DLC의 명칭은 "Isle of Siptah" 입니다만 다이렉트 게임즈에서 "군주의 섬"이라고 판매하는 만큼 일단 군주의 섬이라고 적었습니다. 플레이하면서 섬의 군주를 본 적은 없지만요. 군주의 섬이라는 명칭도 다이렉트 게임즈에서 처음 봤습니다.

 

 원판인 코난 엑자일은 타이틀 그대로 "코난 사가"를 바탕으로 펀컴(Funcom)에서 개발한 게임입니다. 전작으로 "에이지 오브 코난"이 있었고 국내엔 피망에서도 서비스한 적이 있었죠. 전에 개발해서 전작이라고 하지만 MMORPG와 생존게임 간의 간극만큼 소재를 제하면 무관한 게임이긴 합니다.

 

 우선 게임 외적으로 봤을 때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앞서 해보기'로 출시된 확장팩이라는 점을 들 수 있겠네요. 본 게임도 '앞서 해보기'로 출시되었는데 신규 DLC인 시타섬도 앞서 해보기로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출시 후 일주일도 안되었는데 벌써 2,3번 정도 패치가 있었습니다. 개발사에서는 앞서 해보기 기간 동안 피드백을 받으면서 경제 및 제작 시스템, 시타의 밸런스들을 맞추고 DLC 소유자에게 제공되는 캐릭터 리빌딩 등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신속한 패치가 필요해 보이네요. 펀컴이 역설사와 다른 의미로 사후 지원을 열심히 하는 회사인 만큼 지원에 대한 걱정은 없지만 이렇게 급하게 출시해야 했나란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무튼, 확장팩은 본편과 큰 틀에서 같습니다만 환경이 다르고 그에 따른 독특한 시스템이 들어갔습니다. 기본적으로 알몸으로 시작해서 채집을 하고 기지를 쌓아 올리며 생존을 도모한다는 틀은 동일하지만 배경이 되는 시타섬에는 PC들 외에 NPC가 없습니다.

 

 코난 엑자일은 NPC들이 PC들의 베이스를 공격해오거나 아니면 그들을 노예로 사로잡아서 경비를 세우고 노예만 생산할 수 있는 물품들을 제작시켜야하는데 기본적으로는 불가능한 셈이죠. 물론 그렇게 핵심적인 기능을 노예들이 담당했던 만큼 정말로 노예가 사라진 건 아닙니다.

인 게임 내에서 볼 수 있는 '거친 해일'

 바로 '거친 해일'이란 포탈로 외지인들이 유입되기 때문이죠. 아니면 직접 신전의 '레이라인'이란 시설들을 조작해서 노예로 사로잡을 인간들을 소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방치해도 이들이 전초기지를 세우거나 플레이어들의 기지에 공격을 오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시타섬은 플레이어 외에 정말 사람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입니다.

 

 물론 시타섬 외부에는 상업을 하는 NPC가 있습니다. 북부의 섬에 코난 사가 본편에도 등장하는 발레리아나 여러 NPC들이 작은 마을을 이루고 있어 상업 활동을 하고 있죠. 하지만 구현된 정도나 콘텐츠가 빈약해서 한 두어 번 가보고 더 갈 일은 없었습니다.

 

 대신 게임을 하다보면 섬 중앙에서부터 섬의 1/3 정도를 감싸는 거대한 마법적 폭풍이 몰아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살을 깎아내는 모래폭풍은 아니지만 다른 차원에서 악마들을 불러내는 마법적 폭풍이지요. 다행히도 폭풍 바깥에서는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폭풍 안에 집을 지으면 악마들이 나타나서 날개짓 한 방에 벽과 가구를 박살내고 온갖 난리를 피웠었는데 폭풍 외부에 집을 짓고 들어가지만 않으면 폭풍이 그침과 동시에 악마들도 돌아갑니다.

 

 이 악마들을 죽이면 나오는 자원들로 레이라인을 가동시킬 수 있어서 죽일 필요가 있긴 합니다만 아직은 마법의 폭풍이 '희귀 아이템 드랍 몬스터 출현 이벤트' 이상의 의미가 없어서 좀 묘한 것도 사실이지요. 

섬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사이즈가 작은 맵. 마커를 전부 밝히진 않았지만..아마 뭐 없을 듯 하다.

 환경도 맵 사이즈가 작아서 탐험할 거리가 적습니다. 섬이 작고 기후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지 않게 되다보니 방한복이나 술이 필요한 설원, 물이 많이 필요한 사막에서 나는 사막 베리 등이 있지만 찾기도 힘들고 온도 시스템도 특정 던전이나 특수한 존에서 한정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안그래도 좁은 시타섬은 시작 지점과 게임이 유도하는 플레이어의 전진 방향으로 난이도 설계에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더욱 적어졌습니다. 시작 지점이 섬 외곽으로 네 군데가 존재하고 중앙의 탑을 목표로 전진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섬 외곽에서는 돌과 철이 나오고 중앙으로 향하면 중급 재료인 '유황'이 나오는 식이죠. 물론 원은 중심으로 갈 수록 둘레가 작아지기 때문에 밀도도 높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시타섬의 던전이라 할 수 있는 '고대인의 금고' 들은 주변에 '흑색 얼음' 광맥을 두고 있는데 본편에서는 상당히 힘들게 구해야하는 재료였습니다.

 

 이렇게 장비 재료들이 짧은 거리에 배치되어있고 밀도도 높다보니 상당히 빠른 속도로 장비 티어를 올리고 파밍을 끝낼 수 있습니다. 아마도 본편을 해봤을 플레이어들에 대한 배려와 엘레리움이란 새 재료의 추가로 인해 기존 티어 장비들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내려가서 생긴 변화점인 것 같긴 하지만요. 동시에 중앙의 탑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확장하고 업데이트 하겠다고 이야기한 만큼 빠르게 파밍해서 탑에 도달하고 탑을 공략하는 데에 중점을 두게 하여 본편과 차이를 두려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개발자는 섬을 2배 이상 키울 생각으로 가득한거 같으니 이건 끝까지 봐야 알겠네요.

 

 물론 탐험할 거리가 적은 것은 재료 확보에 대한 이야기에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게임 내 로딩 팁에 나온 것 처럼 사람이 살지 않지만 고대 유적은 많은 섬의 비밀도 충분히 흥미로운 내용이죠. 게임은 '고대인의 금고'나 시타섬에서만 찾을 수 있는 일지, 병 속에 담겨서 떠내려온 편지 등을 통해 섬에 얽힌 비밀을 풀고 있습니다. 

던전 끝이나 맵 중간에서 이런 로어를 발견할 수 있지만... 

 역시 이 점도 아직 미구현된 부분이 많습니다. 검은 탑에 입장하기 위해 방법을 찾아보던 중 탑 근처에서 '아케론의 폐허'에 힌트가 있다는 일지를 찾은 적도 있었지요. 그런데 막상 아케론의 폐허를 털어보니 평범한 던전이었고 입장 키나 다른 일지를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아직 탑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미구현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포럼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고.

 

 그 외에도 음식으로 체력회복하는 양이 거의 의미 없었을 정도로 줄어 활력 5단계 퍽의 의미를 알 수 없게 되거나 방어구의 스테이터스가 제대로 표기 안되거나 새 탈 것으로 홍보된 코뿔소를 탈 수 없거나 하는 자잘한 문제점들도 있어 역시 앞서 해보기란 인상이 강하군요.

 

플레이 하면서 지인분 들과 함께 세운 전초 기지. 모든 면에서 안정적인 생활 기반이 되었다.

 출시 후 일주일 정도 재밌게 달렸는데 아쉬운 소리를 많이 하게 됐습니다만 못 만든 확장팩은 결코 아닙니다. 아직 만드는 중인 확장팩일 뿐이에요. 특히 생존 게임에 요구되는 허기, 갈증, 체온 패러미터의 관리부터 베이스 기지의 하우징까지 이르는 요소들을 이미 본편에서 잘 쌓아온 부분이니까요.

 

 코난 사가의 매력적인 세계관 분위기도 게임의 강점입니다. 이 세계는 잘 먹고 잘 입는 것 이상으로 가혹합니다. 사방에 식인종 부족이 널려있고 물을 마시러 가는 길에도 악어와 하이에나가 여러분을 반깁니다. 인간과 짐승이 시시해질 무렵에는 뱀인간이나 거인, 언데드 같은 괴물들과 맞서게 되고요. 이런 판타지적인 괴물들이 생존이 절박한 세계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서 상당히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그러다보니 시타섬에서 할만한 건 다 했음에도 저는 아직 코난 엑자일을 놓을 것 같지는 않군요. 본편을 하면서 시타섬의 업데이트를 기다리면 되니까요.

십자가에 매달린 채 사막에서 시작하는 본편.